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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하반기 들어 식어 있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K뷰티가 활로로 부상하고 있다. 전통 제조·에너지 중심의 거래가 주춤한 사이, 화장품·미용기기·유통 인프라를 아우르는 ‘뷰티 딜’이 이어지며 시장의 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브랜드 IP와 소비자 접점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이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이후 국내외 화장품 및 미용 관련 거래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에 퇴직금계산 달한다. 구체적으로 구다이글로벌의 스킨푸드·서린컴퍼니 인수(약 7500억원)와 8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KKR의 삼화 인수(7330억원), 블랙스톤의 준오헤어 투자(약 8000억원) 등이 주요 거래로 꼽힌다. 이들 거래를 포함한 화장품 및 미용 부문 M&A 금액이 전체 소비재 섹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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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이 사실상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구다이는 3분기 동안만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인수를 성사시키며, 기업가치를 4조4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 JKL파트너스, 키움PE, 컴퍼니케이 등이 투자에 참여했고, 스킨푸드 인수를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구다이는 수집가 조선미녀·티르티르·라카코스매틱 등 인디 브랜드를 잇따라 편입하며 ‘국내판 로레알’로 불린다.
에이피알의 상장 효과도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렸다. 인공지능(AI) 기반 스킨케어 기술로 주목받은 에이피알은 지난 8월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9조원대를 돌파하며 아모레퍼시픽을 제쳤다. 이후 중견·인디 브랜드와 비상장 화장품 기업의 희망가가 자녀교육비소득공제 빠르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에이피알 효과로 화장품 섹터의 EV/EBITDA 배수가 2~3년 전보다 뚜렷이 상승했다”며 “딜 접근 자체도 전략적 투자자(SI)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대형 딜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로레알은 지난달 케링(Kering) 그룹의 국내산한우고기 뷰티 사업부를 약 40억 유로(6조6000억원)에 인수하며 구찌 뷰티의 50년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국내 시장에도 적극적이다. KKR은 화장품 용기 제조사 삼화를 인수하며 한국 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했고, 블랙스톤은 미용실 프랜차이즈 준오헤어를 약 8000억원대에 편입하며 소비재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투자시장에서도 뷰티 섹터를 겨냥한 펀드 조성이 잇따른다. DS자산운용은 지난달 11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DS-STI 넥스트 K뷰티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하고, 비상장 화장품 기업 5곳 내외를 대상으로 프리IPO 투자를 준비 중이다. 유튜브·SNS 영향력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기반 기업을 선별 대상으로 올려 성장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전략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K뷰티는 브랜드 가치와 유통망, 글로벌 소비 트렌드를 결합한 몇 안 되는 내수형 성장산업”이라며 “제조·서비스를 포함한 밸류체인 전반이 투자자들의 관심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원재연 (1jaeye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