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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했다. 통화 직후 트럼프는 "시진핑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양측은 APEC에서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글로벌 양대 초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10월에 한국에서 만나게 됐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회담하는 것은 트럼프의 집권 2기 출범 이후 처음이고,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 만이다.
그러나 중국 언론은 시진핑의 방한 이슈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왜냐하면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2014 하나은행 바꿔드림론 년 7월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 뒤 한중 관계는 훈풍이 돌았고, 2015년 9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했다. 박근혜는 전승절에 참석한 유일한 서방국가 정상이었다. 하지만 2016년 7월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발표하자 중국은 격렬히 반발했다. 한중 관계는 급랭했고,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시작됐다. 결국 시 법무사 무료상담 진핑의 방한은 그동안 껄끄러웠던 모든 상황의 종식을 의미한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마지막 만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래는 경주 APEC 2025 엠블럼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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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벼랑끝 전술' 가능성
그렇기에 중국 언론은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시진핑의 동향에 대해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오히려 이들이 큰 관심을 보인 문제는 트럼프의 방중과 틱톡(Tiktok)의 미국 사업권 매각이었다. 트럼프가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으로 오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 개인회생절차 혔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내년에 중국을 방문한다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8년여 만의 일이다. 집권 1기 때인 2017년 11월 트럼프가 찾은 이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일부 중국 언론은 "트럼프가 이미 방중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무역, 펜타닐, 틱톡 매각 승인 등 여러 이슈에 대해 진전을 이룬 사실도 공개 금리 했다.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은 9월14일과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4차 미·중 무역협상에서 합의된 유일한 안건이었다. 미국 협상대표인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협상을 마친 뒤 "양측이 틱톡과 관련해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프레임워크는 틱톡을 미국이 통제하는 소유 구조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베센트는 "양국 정상이 합의를 확정해야 한다"면서 트럼프와 시진핑의 전화통화를 예고했다.
이런 사실은 중국 대표단도 기자회견을 통해 확인했다.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담판 대표는 "양측 대표단이 협력을 통해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진핑과 트럼프의 통화 내용을 전하는 중국 언론은 틱톡 매각에 대한 방점을 달리 두었다. 9월20일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가 대표적이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틱톡 매각에 대해 "중국 정부는 기업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기업이 중국 법률·규칙에 부합하고 이익이 균형을 이루는 해결 방안에 이르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개방되고 공평하며 비차별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는 중국 법에 따라 시장의 원리에 기반해 협상해야 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화통신은 틱톡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나 APEC 정상회의에서의 만남, 트럼프의 방중 등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단순한 뉴스통신사업자가 아니다.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 관할 기관으로, 국내외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 사장은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중앙위원을 겸임한다.
신화통신의 이러한 보도는 시진핑의 생각과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외신은 "틱톡 매각에 대해 미·중 양국의 시각차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를 불식시키려는 듯, 미국 백악관은 중국과의 합의 내용을 풀기 시작했다. 9월20일(현지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향후 틱톡의 미국 앱이 합작회사로 운영되고 미국이 과반 지분을 가진다"며 "알고리즘은 미국 내에서, 미국인에 의해 운영된다"고 밝혔다. 2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후반 공식 합의에 서명할 예정이다"고 추가로 밝혔다.
그러나 중국을 방문한 미국 의회 하원 대표단은 전혀 다른 견해를 밝혔다. 9월23일 대표단을 이끄는 애덤 스미스 의원은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서로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전날 경제를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와 만나 중국 정부의 의견을 청취했다. 스미스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지적하면서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이 "100%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어떡하든 하나둘씩 성과를 거두려는 백악관과 다른 의견을 노출한 것이다.
대미 수출 의존도 낮춘 中, 관세 협상 강공?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열성적이지 않은 이유는 향후 10년 동안 중국 경제를 좌우할 청사진이 10월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 무대는 APEC 정상회의 직전에 개최되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다. 공산당은 5년마다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개최한다. 당대회에서는 '당 중앙'이라고 불리는 중앙위원회를 구성한다. 정원이 205명인 중앙위원회는 상설 최고권력기구로, 정치·외교·국방·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정책을 결정한다. 중앙위원회는 매년 한 번 이상 전체회의를 소집하는데, 이를 줄여 '중전회'라고 부른다.
올해 4중전회에서 제14차 경제사회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시행하는 제15차 계획을 설정한다. 또 2015년부터 중국 정부가 추진해 왔던 제조업 성장 및 발전 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평가하고 새 전략을 수립한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4중전회에서 중국 경제와 산업의 향후 십년대계가 마련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4중전회 개막을 한 달 앞둔 9월17일부터 중국 금융시장에서 제15차 계획뿐만 아니라 2035년까지의 경제 목표에 대한 전망이 흘러나왔다. 그 핵심 방향은 '중진국 함정' 없는 지속 성장이다.
중진국 함정은 개발도상국이 급속한 경제 발전을 성취해 중진국에 도달한 뒤 누적된 경제사회 문제가 폭발해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2006년 세계은행이 처음 지적하면서 등장했고, 이를 잘 극복한 나라가 한국과 대만이다. 현재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 빠지느냐 아니면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이를 보여주듯, 2024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0%, 1인당 GDP는 1만2970달러였다. 이는 한국의 2002~03년 상황과 비슷하다. 그러나 2024년 7월 세계은행은 변화한 시대 상황에 따라 새롭게 진단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세계은행이 지적하는 '현재 중진국에 닥친 도전'은 무역 보호주의 심화, 급격한 고령화, 급증하는 국가채무, 기후변화 영향 등 네 가지다. 한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거대한 수출시장을 제공해 모든 산업이 호황을 누렸다. 그에 반해 중국은 2018년부터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고 전 세계적인 견제 움직임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중국에 닥친 최악의 문제는 고령화와 저출산이다. 한국과 중국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비중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 진입 연도가 2000년으로 똑같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인 해는 한국이 2017년, 중국이 2021년이었다.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해는 한국이 2024년이었고, 중국은 2028년으로 예상된다. 즉, 중국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리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1.0명이었고, 2024년에는 약간 반등해 1.01명이었다. 한국은 2021년부터, 중국은 2022년부터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15세에서 64세 사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중국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산업에 목을 매는 이유다.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9월29일부터 무비자로 최대 15일 동안 대한민국 전역을 여행할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모습 ⓒ연합뉴스


장기 집권 의지 숨기지 않는 시진핑
그러나 중국은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중진국 함정 없이 선진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9월21일 뤄즈헝 웨카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10년 동안 4.8~5.0%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 2035년에 1인당 GDP가 2만7000달러에 도달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제15차 계획 기간 매년 6.5% 안팎의 고정자산 및 제조업 투자를 지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또 2030년에 중국의 GDP 규모는 미국의 80%에 해당해, 1995년 일본이 기록했던 최고치(73%)를 뛰어넘게 된다.
이러한 중국의 목표는 앞으로도 전략산업에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계속 줘 과잉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중국은 공급이 넘쳐나는 제품을 전 세계에 밀어내기 수출로 떠넘기고 있다. 그 덕에 올 상반기 중국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9% 증가했고 수입은 –3.9%로 감소했다. 관세전쟁으로 미국은 –10.9%였으나 아세안(13.0%), 유럽(6.6%), 중남미(7.2%), 아프리카(21.6%) 등 전 지역에서 수출 성장세를 실현했다. 이렇듯 중국의 과잉 투자와 밀어내기 수출로 인해 한국은 철강, 석유화학 등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미국은 무역 협상에서 이를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 왜곡이라 비판했지만,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을 태세다. 중국이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배경이다. 게다가 중진국 함정 없는 지속 성장은 시진핑이 장기 집권을 이어 나가는 데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시진핑은 '중국제조 2025'로 중국 산업을 완전히 업그레이드시켰다. 또 최근 들어 "2035년에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하겠다"고 줄곧 제창하며 장기 집권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번 4중전회에서 결정될 중국의 최종 경제 목표가 2035년에 맞추어진 이유다.
따라서 시진핑은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관세 협상을 타결하지 않을 여지가 있다. 오히려 트럼프가 정한 대중 상호관세 부과 유예 기한인 11월10일까지 협상을 끌어나가는 '벼랑끝 전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14.7%에서 올 상반기 11.9%로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11년 만에 만나는 한국 대통령에게 한한령의 완전 해제 등 선물을 안겨줄 공산이 크다. 한·미·일 협력을 흔들면서 가까운 이웃인 한국을 내 편으로 만들려는 포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