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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10-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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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해?”“넌 노크하고 내 심장을 그 허벅지의 입에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이 있다. 말차 라테를 손에 들고, 라부부 키 링이 주렁주렁 달린 에코백을 무심히 걸친 채, 책 한 권을 꺼내 읽는 남자. 누구보다 바쁜 듯하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여유로운 모습이다. 이 풍경은 단순한 일상 스냅 샷이 아니라, SNS 피드에 올려도 손색없는 완벽한 연출처럼 느껴진다. 최근 화제가 되는 ‘퍼포머티브 메일(Performative Male)’ 의 전형이다. 멋스러움에 민감한 요즘 남성들은 이제 패션을 넘어 뷰티,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에까지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에겐남’ 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 이상 남성이 미적 취향을 좇는다고 비난받지 않는다. 퍼포머티브 메일은 자신이 어떤 세계에 속하고 싶은지를 작은 제스처로 끊임없이 보여 stx 주는 인물이다. 중요한 것은 그 취향이 ‘진짜’인지 ‘가짜’인지가 아니다. ‘보여주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다. 커피 메뉴 하나, 가방에 매단 키 링 하나, 심지어 책 제목조차 취향의 언어로 사용된다. 이 흐름은 글로벌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해리 스타일스가 진주 목걸이와 젠더리스 감각을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저스틴 비버가 명품과 후줄근한 트랙 수트를 섞어 생선 입으며 ‘노력하지 않아도 쿨한’ 이미지를 연출하듯, 퍼포머티브 메일은 거리에서 소소한 아이템으로 자신만의 서사를 구축한다. 그들의 라부부 키 링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자신이 속하고 싶은 문화적 좌표를 가리키는 깃발이고, 에코백은 환경을 생각하는 태도를, 책은 사유하는 남자라는 이미지를 덧입힌다.
물론 시선은 엇갈린다. “정말로 책을 읽 복비계산기 고 싶어서 펼친 걸까, 아니면 읽는 모습을 소비하는 걸까?” 라는 비아냥도 뒤따른다. 하지만 취향은 원래 흉내와 연출을 통해 길러진다. 무대 위 배우가 다양한 배역을 거치며 자신의 얼굴을 찾아가듯, 어설픈 흉내와 과한 연출 속에서 비로소 자기만의 세계가 완성된다. 한때 조롱받던 배기 팬츠도 어느 스타가 입는 순간 대세로 떠오른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의 시선 요건 속에서 더 멋져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오히려 패션의 본질에 가깝다. 그렇기에 패션 하우스들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런웨이를 가득 채우는 쇼의 장치들, 브랜드가 내세우는 캠페인 역시 결국 ‘시선 끌기’ 위한 장대한 연출 아니던가. 주렁주렁 키 링과 참을 활용한 다양한 브랜드의 액세서리, 발렌시아가의 쇼핑백· 텀블러, 보테가 베 일반공무원 네타의 그로서리 백 등은 모두 취향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이자,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반응을 얻는 상품들이다. 이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퍼포머티브 메일은 더 이상 개인의 사소한 허영이 아니라, 패션 산업과 문화 트렌드가 맞물려 작동하는 키워드 아닐까.



결국 퍼포머티브 메일은 우리 시대의 거울이다. 우리는 그들의 에코백 속에서, 키 링 하나에서, 책 한 권에서 취향을 향한 가장 인간적인 욕망을 본다. 그리고 그 욕망은 흉내 내기에서 출발하더라도 언젠가는 자신만의 무대가 된다. 그들의 말차 라테가 진짜 취향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들이 여전히 자신만의 무대 위에서 연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언젠가 그 연기가 하나의 정체성으로 굳어지고, 나아가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거리의 그 남자에게 그리고 모든 퍼포머티브 메일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취향 연기가 당신의 진짜가 될 때까지 우리는 그 여정을 응원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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