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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마음과 기억을 가진 모두가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야말로 과거부터 이어져 온 친숙한 명절 풍경이다.
1988년 창간 이후 경기일보는 명절의 풍경을 기사와 사진, 그림을 통해 전해 왔다. 이번 명절에는 온가족이 각자의 ‘나 때’를 오순도순 대화해보는 건 어떤가.
1988년 추석 연휴는 9월 25일과 26일이었다. 당시 추석은 당일과 다음 날 총 이틀을 쉬었다.



경기일보 1988년 9월 24일자 1면


경기일보가 창간한 1988년은 올림픽이 열린명승부사
해로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던 해였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날에도 올림픽 관련 기사가 경기일보의 1면을 장식했다. 만평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짐작할 수 있다.



경기일보 1988년 9월 24일자 1면 경기희평. 경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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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맞은 도민들은 추석을 맞아 올림픽 경기장에 음식 코너를 마련, 올림픽 관광을 온 외국인들에게 송편과 수정과 등 우리 고유 음식을 소개했다.
“경기도는 추석을 맞아 핸드볼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수원실내체육관 등 도내 6개 올림픽 경기장에 ‘한가위 음식코너’를 마련, 송편, 수정과 등 우리 고유 음식을 외국인들에게 동영상황금성
소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는 추석날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수원 실내체육관을 비롯, 성남상무체육관과 공설운동장, 과천승마경기장, 광주조정경기장 등 6개 경기장 13개소에 송편 절편 감주약식 수정과 등 우리 전통음식으로 추석 차림상을 마련한다.” - 경기일보 1988년 9월 24일자 15면 “시내 6개 경기장에 추석음식코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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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년대 신문은 당시의 사회상을 담아낼 뿐만 아니라 광고 홍보의 장이기도 했다. 1981년 개점한 수원백화점의 옛 소유주 ‘주식회사 수원백화점’에서 추석 분위기를 녹여, 경기일보의 창간 축하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싣기도 했다. 당시 수원백화점은 현 AK 플라자 수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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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1988년 9월 24일자 1면 광고. 경기일보 DB


당시 귀경길에서 손이 가벼울 수 없다. 명절 특수를 노린 기업들의 추석 특선 상품은 물가와 소비 트렌드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다.



경기일보 1989년 9월 12일자 12면 광고. 경기일보 DB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던 경기일보의 기사 또한 확인할 수 있다. 1988년의 귀경길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경기일보 1988년 9월 24일자 15면 사진. 경기일보 DB


“추석을 하루 앞둔 도내 각역과 버스터미널에는 이른 아침부터 귀성인파로 초만원을 이루었다. (중략) 25, 26일 한가위 연휴로 관공서 기업 등이 2~5일간씩 휴가를 늘린 데다 올림픽까지 겹쳐 교통 비상이 걸렸다.(중략) 삼성전자㈜의 경우 오전 8시 버스 100대를 동원, 부산, 마산, 순천, 전주 등 12개 지역의 근로자 5천명을 태우고 도를 빠져나갔으며 태평양화학㈜도 버스 16대를 동원, 귀성길을 도왔다.” - 경기일보 1988년 9월 24일자 15면 “한가위 귀성 인파 몰려”
이어 1989년 추석 전날이 공휴일로 지정, 지금과 같은 3일 연휴 체계가 굳어졌다. 1989년 9월 13일에서 15일, 본격적인 ‘민족 대이동’의 시작과 함께 도 일대는 혼란을 맞았다.



경기일보 1989년 9월 16일자 16면 만평. 경기일보 DB


“오산 화성지역의 기업체 대부분은 추석을 맞아 종업원들에게 4~5일간 휴가를 실시하고 상여금은 100% 이상 지급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추석을 맞아 오산시내 180여업체와 화성군내 5백여업체 대부분이 100% 이상의 상여금 지급과 함께 4~5일간 휴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근로자들은 13일부터 회사가 마련한 버스 및 열차편으로 즐거운 귀향길에 오른다. 추석 공식 휴무일수가 3일로 늘어남에 따라 반월공단 내 각 업체에는 근로자들의 귀성수송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 경기일보 1989년 9월 12일자 1면 “추석 5일 연휴 업체 많다”



경기일보 1989년 9월 12일자 12면 기사. 경기일보 DB


경기일보는 고(故) 임사빈 당시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시도의원들의 선행 현장을 담아내기도 했다. 어린이보호시설과 양로원, 보육원, 예비군 부대 등 훈훈한 정이 오갔던 기록을 찾을 수 있다.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절을 맞아 도내 각계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온정이 답지, 훈훈한 명절을 맞이하고 있다. 임사빈 경기도지사는 중추절을 앞두고 11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1 국립보훈양로소(대표 이상율)와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44의1 갈천장(대표 전방숙)을 방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추석선물을 전달하며 위로 격려했다. 또 임 지사를 비롯한 도청간부들은 11, 12일 양일 간 도내 19개 사회복지시설을 각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수용자들을 격려했다." - 경기일보 1989년 9월 12일자 12면 “풍성한 한가위...인심은 훈훈”



경기일보 1989년 10월 16일자 11면 사진. 경기일보 DB


한편 비교적 열악했던 당시의 도로 여건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 기사도 존재한다.
“지난 12일 밤부터 시작된 귀성길로부터 16일 오전 사이에 경기도에서만도 25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14명이 목숨을 잃고 347명이 크게 다쳤다. 또 전국에서는 2천809건의 사고가 발생 146명이 숨지고 3천5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의 관문인 경기도는 경부·중부·영동고속도로와 경부·경인 등 각지로 뻗은 도로망의 출입구 구실을 하기 때문에 귀성 귀향 차량들이 몰려 심한 병목현상을 빚기도 했으며 도내 전 도로가 하루종일 주차장 구실을 하였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도내 사고는 혼잡한 고속도를 비켜 좁은 산업도로나 지방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 경기일보 1989년 9월 16일자 11면 “도내 14명 사망 347명 중경상”
명절로 도내 주요 도시에서 귀성 인파가 빠져나가자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양로원과 고아원 등의 시설에도 경기일보는 귀를 기울였다.
“수원의 고아원·양로원·보육원에는 관공서와 삼성한일합성 등 대기업체 20여곳으로부터 연례적인 방문이 있을 뿐 그 흔하던 종교단체·자선단체의 발길도 끊겼다. 한 보육원 관계자는 ”아이들이 명절만 되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가족 생각에 밤잠을 설치며 쓸쓸해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해마다 더해가는 사회적 무관심을 아쉬워했다." -경기일보 1989년 9월 16일자 11면 “텅 빈 도심…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양로원 등 온정의 손길 끊겨 썰렁”



경기일보 1989년 9월 12일자 1면 사진. 경기일보 DB


모두가 흥겨운 명절에도 소외계층을 향한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사설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추석이라고 해서 자기만이 술과 노래에 취할 것은 아니다. 우리 OO한 모서리에는 노자가 없어 고향을 찾지 못하는 가난한 이웃이 있는가 하면 고아원이나 양로원에서 혈육의 정에 굶주리고 있는 애처로운 남녀노소들도 있다. (중략) 우리는 명절의 기꺼운 날일수록 이들과 더불어 기쁨과 축복을 조금이라도 나누도록 해야겠다.” - 경기일보 1988년 9월 24일자 2면 사설
부석우 인턴기자 boo@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