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지도자 김영삼(YS)은 광주민주화운동 3주년인 1983년 5월 18일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2차 가택 연금이 1982년 6월 1일부터 거의 1년간 지속되고 있었다. YS는 외신에 단식 투쟁 소식을 알리고 “이 나라의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순교자가 된다면 나는 행복하게 생각하겠다”고 일기에 적었다.
민정당 사무총장 권익현이 5월 29일 찾아와 연금 해제를 통보하고 해외 어디든 나갈 수 있다고 했지만, YS는 이를 거부하고 6월 9일까지 23일간 단식을 이어갔다. YS는 단식 투쟁 후 광복절을 앞둔 8월 13일 미국 망명 릴게임추천 중인 김대중(DJ)과 반독재 투쟁을 호소하는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후 YS는 DJ 동교동계와 함께 민추협(민주화추진협의회)을 결성하고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 1983년 일기는 4월 28일부터 10월 16일까지 남아 있다.



1983년 5월 18일 부터 6월 9일까지 민 릴게임꽁머니 주화 5개항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단식 농성중일 때 모습. 손명순 여사와 차남 현철씨가 누워 있는 김 전 대통령 곁을 지키고 있다. / 김영삼 대통령 기록관


1983.4.28. 木
1982년 6월 1일부터 이렇게 가택연금이 불법으로 되어 있으니 만 11개월이 다 되었다. 오늘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은 전화가 많이 왔다. 박용만, 김동영, 문부식 그리고 할렐루야 어린이 축구단의 단장인 김영명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5.5 木
일본 아사히신문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가족과 같이 미국에 가기 위해서 외무부에 수속을 하고 있다는데 사실인가 하는 확인 전화가 왔다고 한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 바다이야기게임기 기다. 오후 1시 50분에 중공(中共) 민간 여객기 한 대가 중부 전선에 불시착했다고 한다.
5.6 金
중공 민항은 여자 한 사람을 포함해 6명의 납치범에 의해서 대만으로 가자고 요구해서 강제로 납치되어 춘천 근교에 비상 착륙했다. 이 비행기는 만주 심양에서 상해로 가던 길이며 승객은 모두 105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황금성슬롯 밝혀졌다.
5.7. 土
12시 반경에 중공의 민항총국장 심도(沈圖)가 단장으로 33명을 거느리고 중공 정권 수립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이번에 불시착한 승객과 승무원 그리고 기체와 하이재킹한 사람들의 송환 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5.14. 土
독재자에 의해서 2년 가까이 가택연금 생활을 하면서 종교적인 면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참 인간은 우리 국민과 이웃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내가 이 고통에서 견디고 있는 것은 양심에 따라 정의를 위해서 백성의 자유를 위해서이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것이다.
5.17. 火
나는 오늘 중대한 일을 했다. 나로서는 역사적인 일을 한 것이다. 나는 근 한 달 이상 걸리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써서 외신에 발표했다. AP는 장문이고 로이터는 짧게 기사가 들어왔다. 이렇게 발표하고 나니 마음이 몹시 후련하다. 나는 이 독재 정권의 탄압에 의해서 순교자가 되는 것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삼 일기 1983년 5월 18일자. 단식 시작을 기록했다.


5.18. 水
오늘은 광주사태의 3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나는 오늘을 기해서 외신에 ‘단식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으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렸다. 독재에 항거하다가 이 나라의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순교자가 된다면 나는 행복하게 생각하겠다.
5.19. 木
1시경에는 민주산악회 사람들 약 30명이 우리 집 앞까지는 오지 못하고 초소 앞까지 와서 눈물을 흘리면서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선다면 초로와 같이 죽으리라’ 하는 민주산악회의 노래를 부르고 만세를 부르고 돌아갔다. 초소 앞에 기동대를 동원해서 사람으로 길을 꽉 막고 있기 때문에 우리 집 앞까지는 오지 못했다. 나도 노랫소리를 들으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5.22. 日
아버지로부터도 전화가 왔다. 아버지에게는 거짓말을 했다. 이제는 단식을 안 한다고.
5.24. 火
오늘로 단식 일주일째다. 체중이 많이 줄고 힘이 많이 없어졌다. 때로는 현기증이 나며 미열이 나는 때도 있다.
5.25. 水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아침 9시경 노량진경찰서장의 지휘로 총병력 300여 명은 우리 집 주위를 완전히 포위하고 앰뷸런스로 강제로 서울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사들은 나에게 진료와 음식을 가지고 왔으나 나는 단호히 모두 거절했다.
저녁 9시 30분 권익현이가 왔다. 전(全·전두환)이 나의 건강을 걱정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무조건 잘못되었으니까 단식을 그만두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5.27. 金
저녁 9시 30분에 또 권익현이가 왔다 갔다. 이제 단식이 10일이 되었으니 나의 뜻은 90%는 달성되었다고 생각하니 건강을 위해서 진료와 음식을 들어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 또한 민주주의를 하지 않고서는 이 나라에서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그래픽=김현국


5.29. 日
오늘로 단식 12일째다. 미국에서 온갖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내일 월요일부터 많은 교포들이 미 국무부 앞에서 단식을 시작한다고 한다. 저녁에 또 권익현씨가 왔다가 갔다. 밤 12시를 기해서 나의 연금을 해제한다는 통고였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자유이니 영국으로, 일본으로, 미국이든지 가는 문제도 완전히 자유라고 말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전(全)의 이야기라고 했다.
6.1. 水
오늘 코리아나호텔에서 10시에 약 70명이 모여서 민주구국선언을 했다고 한다. 그 속에서 내가 요구한 5개 항을 지지하며 나의 단식을 중단해 달라는 내용이다. 나는 여러분의 뜻은 고마우나 나의 뜻을 굽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6.3. 金
오늘로 단식 17일째다. 윤보선씨와 김수환 추기경이 다녀갔다. 윤보선씨는 몸을 생각해서 단식을 중지해줄 것을 부탁했고 김 추기경은 나를 붙들고 10분 이상을 한마디도 못한다. 두 번이나 기도를 하고 나의 건강 돌보기를 부탁한다.
6.5. 日
어제 백악관 앞에서 약 70명이 데모를 하고 한국 대사관 앞에서도 데모를 했다고 한다. 이 데모에는 김대중도 참여를 했다고 했다. 미국 TV에서도 보도가 되었다고 한다.
6.7. 火
오늘로 단식 21일째다. 아침에 미국에서 전화가 왔다. 케네디 의원이 어제 한국 대사에게 전화를 장시간 해서 나의 생명의 안전을 위해서 나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 사실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6.9. 木
오늘로 단식 23일째이다. 9시 30분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물론 내가 직접 회견을 하지는 못하고 성명서만 대신 낭독하도록 했다. 놀라운 것은 한국 신문에 나의 단식 23일째 단식을 끝냈다는 것이 보도되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비교적 잘 썼는데 그중에서도 조선일보가 가장 잘 썼다.
6.10. 金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이하 성명문 요약)
나는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나의 단식 투쟁의 중단을 발표하는 바입니다. 나는 결코 부끄럽게 살기 위하여 나의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앉아서 죽기보다는 서서 싸우다 죽기를 위하여 나는 나의 단식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결심했던 몸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으로 민주화 투쟁에 앞장설 것입니다. 나의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겨우 시작을 알렸을 뿐입니다. 나는 그 언젠가 국민과 더불어 민주주의 만세를 목이 터져라 부르고 싶습니다. 그것을 위하여 나는 나에게 주어진 고난의 길을 갈 것입니다. 1983. 6. 9. 김영삼
6.15. 水
오늘로 단식을 끝내고 일주일이 되었다. 김(덕룡) 실장이 13일에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는데 오늘까지 소식이 없다. 아무튼 야만 국가라고 하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6.26. 日
문부식 의원이 어제 10일간의 구류 처분을 받았다. 이로써 이번에 나의 단식으로 인해서 김 실장을 위시해서 6명이 감옥 내지 구류 처분을 받았다.
6.30. 木
오늘은 나에게 있어 역사적인 날이다. 5월 18일부터 단식을 시작해서 43일 만이고 병원에 정부로부터 강제 이송되어 37일 만에 퇴원했다. 8시 30분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 신문에서 일단으로 보도되었다. 지금까지 보도되지 않던 연금 문제가 보도되었다. 당원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기자들의 플래시를 받으면서 차를 타니 감개가 무량하다.
7.3. 日.
오늘은 주일(主日)이다. 14개월 만에 교회에 나갈 수 있었다. 많은 교우들이 나를 보기 위해서 교회에서 나올 때 지키고 기다리고 있다. 고마운 분들이다.
7.7. 木
김동영 의원 집에 들러 두 시간 이상 이민우씨와 민주국민협의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왔다. 여러 면으로 진지하게 검토를 해보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사로운 것이 아니고 조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허심탄회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7.12. 火
아침에 김철씨와 최형우 의원이 다녀갔다. 낮에는 특별히 수고하는 당원들과 국수를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산에서 이경환 고문, 김종순씨를 위시해서 당원들이 약 20명이 올라와서 여러 가지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유익하게 보냈다.
7.13. 水
일본 마이니치신문에서 7월 11일 월요일 조간에 나의 회견 기사가 거의 일면의 3분의 2 정도 자세히 보도되어 기쁘다.
7.19. 火
낮에 김상현 의원이 와서 점심을 함께 먹고 여러 가지 앞으로 김대중계(系)와 단합하는 문제에 대해서 의논을 하고 갔다.
8.1. 月
10시 정각에 서울을 떠나 도고 호텔로 향했다. 정말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여행이다. 아내와 현철이와 혜숙이와 함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며 꼭 두 시간 만에 도고에 도착했다.
8.4. 木
뉴욕에서 임정규로부터 전화가 왔다. 8월 2일 자 뉴욕타임스 2면에 크게 나의 회견 기사가 보도되었다고 하는 전화였다.
8.7. 日
이 정부에서 또 국민을 놀라게 한다. 공습 공보를 발(發)한 것이다. 중공의 미그21기(機)가 귀순해 온 것이다. 또 이것을 가지고 얼마나 떠들고 선전을 하겠는지 정말 답답하다.
8.13. 土
아침 8시 30분에 역사적인 기자회견을 집에서 했다. 같은 시간 워싱턴의 김대중씨가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딴 데는 아직 모르겠고 일본 신문들은 일면 톱이라고 한다.
8.18. 木
오늘 김상현 의원이 와서 같이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에는 기독교 회관에서 NCC 주최로 구속자 석방 기도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오랜만에 내가 연설을 했고 김대중과 내가 공동으로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정말 뜨겁게 환영을 받았다.
8.21. 日
필리핀에서 공항을 내리는 아키노를 군인들이 피살했다고 한다. 정말 이러한 일도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정말 놀랄 일이다. 정의를 위해서 세계 인류의 비극이며 불행이다. 독재는 반드시 멸망해야 한다.
8.23. 火
정치인은 조국을 위해서 일하다가 죽으면 영광이다. 아키노는 필리핀의 국민에게 또한 역사 속에서 영원한 영웅으로 남을 것이다. 필리핀의 국민 그리고 세계의 민주주의자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애통해하지만 아키노 개인으로는 영광의 죽음이다.
9.1. 木
오늘은 참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KAL기가 소련기(機)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었다. 승객과 승무원 등 269명이 전원 사망했다. 비무장 비행기를 미사일로 공격하는 공산 독재 정권을 생각할 때 세계의 분노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인권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이다.
9.6. 火
여의도에 설치된 KAL기 분향소에 가서 분향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한다.
9.27. 火
아침 9시에 기자회견을 했다. 이민우 이기택 김녹영 김철 박한상 황낙주 홍영기 김명윤 이종남 박용만 조연하 박찬 김상현 최형우 김상진 김동영 박찬종 박종률 문부식 정재원 김동욱 안필수씨 등이 서명했다. 정말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서 훌륭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10.9. 日
버마에 간 전두환씨의 일행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소식이다. 불행한 일이다. 이러한 불상사가 날수록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10.11. 火
이민우 부총재와 약 20명이 죽은 사람들의 분향소에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