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4일ㆍ1697번째 편지



사회의 정의를 강조한 존 롤스. 사진=위키피디아


"20세기 둘째로 중요한 정치철학자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정치철학자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없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조나단 울프는 주저하지 않고 미국 하버드대의 존 롤스를 20세기 최고의 정치철학자로 삼았습니다.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가장 행운인 사람이 가장 불운한 사람을 돕는 사회는 도덕적 사회일 뿐 아니라 논리적 사회 사이다쿨접속방법 라는 주장을 담은 존 롤스의 저서는 정치철학과 윤리철학을 되살렸다"며 그에게 '미국 인문학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존 롤스는 사상계에서 '진리'가 첫번째 미덕인 것처럼, 사회제도에선 '정의(正義)'가 첫 번째 미덕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아래 그림처럼) '무지의 장막(The Veil of Ignorance)'을 치고 미래 자신의 사이다릴게임 성, 인종, 능력, 취향, 부, 사회적 지위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법칙을 정하면 정의에 부합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존 롤스가 제시한 '무지의 장막(The Veil of Ignorance)'. 사진=위키피디아


이처럼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원초적 위치'에서 정한 규칙이 지켜지고, 출발선이 공평해야 정의로운 사회라는 주장을 담은 《정의론》은 당시 사상계를 뒤흔들었습니다. 평행선을 달리던 자유와 평등이 교집합을 만들었다는 찬사가 따랐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격한 반론도 일어났지만…
롤스는 1921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변호사 아버지와 여권운동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 모바일야마토 다. 그러나 7, 8살 무렵 자신이 걸렸던 디프테리아와 폐렴에 전염된 두 동생이 숨지면서 평생 짐을 안고 삽니다. 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서 무훈을 올렸지만, 전쟁의 참화를 목격하면서 무신론자가 됩니다. 일본 히로시마 원폭 투하의 참상을 목격하고 군대에 환멸을 느끼던 중 부하를 징계하라는 명령에 불복종, 상사에서 이등병으로 강등돼 불명예 전역합니다.
릴게임한국 롤스는 지성인 부모의 유전자를 받아 지성적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이에 더해 어린시절 두 동생의 사망에 대한 죄의식, '전쟁통에 살아남은 자'라는 부채의식, 전쟁의 광기와 참사를 목격한 경험 등이 그를 몸부림치며 고뇌하게 만들었고 이런 것들이 합쳐서 최고의 철학자가 됐을 겁니다.
그는 늘 겸손하고 배려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하버드대 제자들은 그를 "하버드대에 온지 얼마 안되는 시골 학자 같았다"고 기억합니다. 교수 채용 인터뷰를 주관할 때 강한 햇볕이 실내로 내려 쬐자 자신이 창 쪽을 등지고 앉아 면접자들이 눈부시지 않게 가렸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롤스는 방송이나 신문 등에 나서며 '대중 스타'가 되기 보다는 연구실과 집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두 형제의 죽음 후유증으로 말을 더듬었고, 대중에게 나서는 것에 대해 '조명 아래 박쥐의 공포'를 느꼈다"고 고백했습니다. 공자가 "교묘하게 말하고 얼굴 잘 꾸미는 이 가운데 인자가 드물고, 뻣뻣하고 투박하며 어눌한 사람이 인에 가깝다"고 한 것에 따르면 롤스는 인자(仁者)에 가까운, 전형적 학자인 듯하네요.
그는 1995년 뇌졸중이 몇 차례 와서 병마와 싸우면서도 국제적 정의에 관한 《만민법》을 완성했고, 운명하기 한 해 전에 《공정으로서의 정의: 『정의론』 비판에 대한 응답, 그 수정》을 출간했습니다.
철학자들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는 구성원들을 낙담과 분노로 이끌어 결국 폭발한다는 것이 세계사의 교훈"이라고 말합니다. 세계가 불공정 때문에 신음하지만, 우리는 그 병이 중증인데도 모르는 상태라고 여기는 것은 저만의 옥생각일까요?
정치권에선 '무지의 장막'을 친 상태에서 규칙을 정하기는 커녕, 매일 자기 그룹의 이익에만 맞는 규칙을 정하고 있지요. 겉으로는 '무지의 장막'에서 불운한 사람을 위해 규칙을 만든다면서 속으로는 철저히 자신의 이익을 좇는 위선자도 박수를 받고 있고요. 한편에서는 가장 행운인 사람들이 불공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불운에만 볼멘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공정을 위해 누군가는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데, 누구도 양보하지 않는 사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장 우리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