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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빨래하러 속초 처남 집에 갑니다."
7일 오전 9시쯤 강원 강릉 홍제동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이 아파트 관리소장 이 모 씨(60대)는 짐을 챙겨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에 그는 "속초 처남 집에 빨래하러 간다. 빨리 출발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아파트는 단수 직전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273세대가 1~2일 분량으로 쓸 수 있는 200톤의 물을 비축했다. 아직 수도꼭지가 완전히 해외구매대행 마른 것은 아니지만, 관리소장인 이 씨는 그마저도 머지않아 고갈될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200톤이면 272세대가 고작 2~3일 버틸 수 있는 양"이라며 "곧 급수차를 불러야 하는데, 묵힌 빨래를 위해 물을 펑펑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렇게 속초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다.
집안에 쌓여가는 빨 여성전문대출 래와 설거지거리를 해결하지 못한 채, 결국 생활을 접고 인근 도시로 떠나는 '강릉 엑소더스'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강릉시는 전날 오전 9시부터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아파트 113곳(4만5000세대), 대형 숙박업소 10곳, 공공시설 1곳 등 총 124곳의 수도 공급을 차단했다. 이는 해당 급수구역 전체 9만1750세대의 절반에 달한다. 개콘 직장인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이 씻기러 양양에 간다", "물 때문에 이미 피신했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잠깐 내린 빗물을 받아다 화분에 주는 모습이나, 설거지 물을 아끼려고 그릇에 비닐을 씌워 식사했다는 '생활 속 아이디어' 인증글도 등장했다.
포남동에 사는 A 씨(30대)는 "춘천 본가에 왔다. 부모님 뵈러 온 것 전속중개 이지만, 이참에 빨래도 할겸 한 짐 챙겨왔다"고 말했다.



강릉지역에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작된 가운데 7일 강원 강릉시 홍제동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생수 배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9.7/뉴스1


물 신용등급확인 공급이 끊기면 아이 키우는 집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교동에 거주하는 김 모 씨(39)는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야간에 물을 끊는다는 기사를 봤다”며 “이렇게 되면 아이 키우는 집은 정말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강릉시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지역 식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밑으로 내려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를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수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로 예상된다. 7일 오전 9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2.7%로, 불과 2.7%p만 더 떨어지면 제한 급수가 현실화된다.
김 씨는 "이상기후가 갈수록 심해지는데, 당장 강릉 가뭄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지하댐 완공은 2027년이라고 하니 답답하다"며 "아이를 키우며 이런 상황을 계속 겪어야 한다니 두렵다"고 푸념했다.



강릉지역에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작된 지난 6일 강원도 강릉시 한 아파트단지 인근 맨홀에서 강릉시 관계자가 단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5.9.7/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