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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놀이터를 산책하며 딸에게 어린 시절 머리핀들을 팔자고 제안했다. 예상대로 1차 거부. 나는 바로 설득에 들어갔다. "너 그거 이제 안 하잖아~ 너무 유치하잖아~" 돌아온 2차 거부가 더 단호해지자, 이번엔 협상으로 넘어갔다. "에이, 안 쓰는 거 팔아야 엄마가 지금 어울리는 새로운 거 사줄 수 있지~" 그러자 딸이 버럭 화를 냈다.
"릴게임예시
아니, 싫다고 엄마. 내가 분명히 싫다고 몇 번을 말했잖아. 내 핀들, 나는 아직 누구에게 줄 생각이 없어. 내가 싫다고 했는데 왜 자꾸 이야기해?"
에이 딸내미 물건을 팔아야 인기가 있을 텐데… 아쉽지만 포기하고 대신 내 서랍을 열었다. 올해 3월에 이사하면서 분명히 한 트럭은 버렸는데도 여전히 잡동사니가 가득했다. 몇 해 전 미술관에서한진중공업 주식
사 온 에코백,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입으려던 옷,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예뻐서 못 버린 가방 선물 등. 딸이 본다면 자기 핀보다 더 쓸모없는 것들이다. 안 쓰면서도 어디에 보내지도 못한 게 내 서랍에도 잔뜩이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쓰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걸 바로 정리하진 않는다. 언젠가 쓰겠다고 하는 마음도 있지만, 어떤 것들은 나인텔주식
름의 이유로 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평생 지니고 살 것도 아닌데 왜 어떤 것들은 자꾸 남겨두게 되는 건지. 물건에 둔 마음에도 유효기간이 있는 게 아닐까? 물리적인 사용기한이나 유통기한과는 다른, 마음의 유효기간 말이다.
'시절인연'이 사람 사이에만 있는 건 아니다. 물건에도 '시절물건'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마음의 조각이 그 물건에 유통주
아직 붙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충분한 시간이 흘러 그 조각들이 내 마음으로 온전히 돌아왔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물건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아직 딸의 핀과 나의 잡동사니에는 마음 조각이 잔뜩 붙어 있나 보다.

물건도 마음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다. 그러니 억지로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언젠가 우리갤럭시S2이벤트
곁을 떠날 모든 것에도 나름의 유효기간이 있는 것이므로.CREDIT INFO





글쓴이김명지 세모라이브 대표 & 동서울대학교 디지털컨텐츠학교 겸임교수. 2018년생 딸 아이를 키우며 미디어커머스 회사를 운영하는 워킹맘. 꽃과 사찰산책, 맛집, 와인과 야장을 좋아하는 감성 T.

이설희 기자 seherhee@ilyo.co.kr